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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의 장기 연체 채무를 소각·조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솔직히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기쁘기는커녕 속이 뒤집혔습니다. 문 닫으라 해서 닫았고, 죽을 만큼 어려워도 돈 꿔서라도 따박따박 갚아온 사람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먼저입니다. 방향은 맞는데 방법이 틀렸다는 생각,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형평성 문제, 성실하게 갚아온 사람은 뭐가 됩니까
저도 처음엔 '드디어 정부가 뭔가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뜯어보니 혜택 대상이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발생하고 지금까지도 연체가 지속된 장기 연체 채권자 중심이었습니다. 장기 연체 채권이란 채무자가 오랜 기간 원리금을 갚지 못해 사실상 회수가 어려워진 채권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빚을 안 갚고 있는 분들의 채무를 없애주겠다는 겁니다.
저는 먹을 것 줄이고 자녀 교육비 아끼고, 집까지 팔아가며 카드 단기·장기 대출을 돌려막으면서 지금껏 상환해 왔습니다. 성실상환자는 돈이 남아돌아서 이자 내며 버틴 게 절대 아닙니다. 책임감 하나로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온 겁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안 갚은 사람이 혜택을 받고, 악착같이 갚은 사람은 0.3%포인트 우대 금리와 한도 상향이 전부라니 기가 막힙니다.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도덕적 해이란 일정한 보호나 보상이 보장될 것을 알면 사람들이 스스로 책임지는 행동을 줄이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번 정책이 잘못 설계되면 '어차피 버티면 정부가 해결해준다'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갚아가는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구조, 이건 고쳐야 합니다.
- 성실상환자 우대책: 우대 금리 0.3%p 적용, 대출 한도 상향, 기업은행 희망드림 대출 공급 두 배 확대
- 연체자 혜택: 장기 연체 채무 소각(면제) 및 이자 감면·원금 상환 유예 등 채무 조정
- 문제점: 두 집단 간 혜택 격차가 지나치게 크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음
성실상환자가 먼저여야 한다, 채무조정의 우선순위
팬데믹 기간 개인 사업자 대출 총액은 358조 7천억 원에 달하며, 이 중 미상환 잔액이 154조 7천억 원, 3개월 이상 연체 채권은 6조 3천억 원 수준입니다(출처: 금융위원회). 규모 자체가 어마어마합니다. 이 부실이 금융권으로 전이되기 전에 정리하겠다는 정부의 논리 자체는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 순서가 완전히 거꾸로입니다. 꼭 돈을 써야겠다면, 성실상환자부터 먼저 도와주고 남는 예산으로 연체자를 지원하는 게 상식 아닙니까? 지금 구조는 채무 불이행(Default), 즉 빚을 갚지 못하거나 갚지 않는 상태에 놓인 사람에게 더 큰 인센티브를 주는 역설입니다. 채무 불이행이란 계약상 약속된 원금이나 이자를 기한 내에 상환하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제가 생각하는 형평성 있는 채무조정의 방향은 이렇습니다. 성실상환자에게는 실질적인 현금 지원이나 대폭적인 금리 인하, 이미 완제한 분들에게는 납부 세액 환급 같은 직접 보상이 먼저 설계돼야 합니다. 그 이후에 연체자 지원을 논의해도 늦지 않습니다. 무조건 연체 채무 소각부터 꺼내든 건 순서가 뒤바뀐 정책입니다.
진짜 피해보상은 손실보상 소급 적용이어야 한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번 발표를 보면서 정부가 정말 소상공인 피해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방역 지침에 따라 영업 시간을 제한받고, 정부가 하라는 대로 문을 닫았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정부는 재정을 써서 직접 지원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대출로 연명하게 만들었습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는 대부분의 피해 보상을 빚으로 떠안았습니다.
손실보상 소급 적용이란 코로나 방역 조치로 인해 영업 손실을 입은 기간을 소급하여, 즉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피해액을 보상해주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현재 손실보상 소급 적용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채무 소각보다 이 소급 적용이 훨씬 더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봅니다. 방역에 협조한 소상공인 전체가 공평하게 혜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제 경우엔 이미 코로나 대출을 전액 상환했습니다. 그렇다고 피해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빚을 갚느라 사라진 기회비용, 포기한 투자, 줄인 가족의 생활비, 이런 것들은 채무 소각 정책으로는 단 한 푼도 보상받지 못합니다. 정부가 진정으로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을 돕고 싶다면, 연체 여부와 상관없이 방역 피해에 비례한 직접 현금 보상 체계를 만드는 것이 훨씬 정직한 접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코로나 대출 탕감 대상이 저도 해당되나요?
A. 이번 정부 발표 기준으로는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발생하고 현재까지 연체가 지속 중인 장기 연체 채권자가 주요 대상입니다. 성실하게 상환 중이거나 이미 완제한 분들은 현재 논의되는 탕감 혜택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대상 기준은 올해 4분기 발표 예정이므로 그 이후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성실상환자는 아무 혜택도 없는 건가요?
A. 현재 정부가 언급한 성실상환자 우대책은 우대 금리 0.3%포인트 적용, 대출 한도 상향, 기업은행 희망드림 대출 공급 두 배 확대 정도입니다. 연체자에 대한 채무 소각·조정에 비하면 실질적인 혜택 격차가 크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4분기 발표 때 추가 대책이 포함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미확정입니다.
Q. 채무 소각과 채무 조정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채무 소각은 빚 자체를 없애주는 것, 즉 탕감을 의미합니다. 채무 조정은 빚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자를 깎아주거나 원금 상환 시기를 늦춰주는 등 상환 조건을 변경해주는 방식입니다. 이번 정책은 두 가지를 모두 검토 중이며, 대상자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Q. 손실보상 소급 적용은 왜 안 되는 건가요?
A. 손실보상 소급 적용은 방역 조치로 피해를 입은 과거 기간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상하는 방식인데, 예산 규모가 매우 크고 기준 설정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정부가 도입을 꺼려 왔습니다. 현재까지 소급 적용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많은 소상공인들이 이 부분의 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결론
정부가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채무 문제를 다루겠다고 나선 방향 자체는 옳습니다. 그런데 방법이 틀렸습니다. 채무 소각이라는 수단은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수많은 소상공인의 희생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설계입니다. 제가 직접 버텨온 입장에서 봤을 때, 이건 단순한 정책 미스가 아니라 책임 있게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모욕에 가깝습니다.
4분기 최종 발표 전까지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성실상환자를 먼저 챙기는 형평성 있는 대책, 그리고 연체 여부와 무관한 손실보상 소급 적용 논의가 반드시 테이블 위에 올라와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사자 소상공인분들의 적극적인 의견 표명이 4분기 정책의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